땀과 갈증을 씻어내는
막걸리 만찬
가을 햇살아래 황금파도의 논두렁을 바라보면 가슴 가득 풍성한 한가위의 넉넉함이 느껴진다.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듯이 언제나 청명한 가을하늘아래 들녘의 가득함은 풍요의 상징이 되지만 농부들에겐 수확을 위한 여러 가지 분주함으로 눈코 뜰새 없는 때 이다. 올해도 풍년을 기원하며 한적한 나무그늘 아래 잠깐의 막걸리와의 만찬! 듣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술
막걸리란, 찹쌀, 멥쌀, 보리, 밀가루 등을 쪄서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 술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술인 탁주(濁酒)의 일종으로 술을 빚은 후에 청주(淸酒)를 떠내지 않고 그대로 걸러 적당량의 물을 섞어 다시 거른 술이다.
그 시작은 고려시대 “고려도경”에 ‘서민들은 맛이 떨어지고 빛깔이 짙은 술을 마신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양반가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가양주가 있다. 각각의 세부적인 재료와 비율은 제 각각이나, 이들의 공통점은 쌀 또는 보리와 같은 곡식으로 밑밥을 지어 증류한 후 맑은 물을 걸러내는 식 이다. 술을 빚을 때 발생하는 술 찌꺼기(지게미)를 비싼 술을 사먹지 못 하던 가난한 이들이 술 대신 먹거나, 마시다 남은 막걸리로 술빵(술떡)으로 만들어 먹었는데 좀 더 술과 비슷하게 하기 위하여 술 찌꺼기에 남은 밑술을 붓거나 곡식 가루를 섞어 더 발효시켜 마신 술이 현재 우리가 마시는 막걸리와 유사하다.
서로의 땀과 갈증을 씻어주는 막걸리
막걸리는 단순한 술이 아니다. 우리 민족의 혼과 추억이 담겨 있는 하나의 문화이며 대표적 국보급 술이다.
막걸리의 ‘막’은 ‘마구’, ‘함부로’의 뜻이고, ‘걸이’는 ‘거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막 걸러낸 술’이라는 의미이며 이름이 다양하여 탁하다고 해서 탁주(濁酒), 집집마다 담그는 술이라고 해서 가주(家酒), 나라의 대표적인 술이라고 해서 국주(國酒), 농사일에 쓰는 술이라 농주(農酒), 등으로 불려지고 있다.
특히 농주라는 표현은 과거 우리 사회의 시대적,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농경사회중심이었던 때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하여 같이 품앗이 하면서 휴식 때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며 서로의 땀과 갈증을 씻어주고 힘을 돋궈주는데 없어서 안될 것이 막걸리였다. 이 때문에 농주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특별한 방법이 있거나 따로 마련한 재료를 가지고 빚는 술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빚어 마시는 탁주 형태의 막걸리가 주종을 이루었다. 탁주와 막걸리는 우리 민족 고유의 술로서 감칠맛과 청량감을 주며, 다른 술에 비하여 열량과 단백질이 풍부하므로 일한 뒤의 갈증을 씻어주고, 허기짐까지 달래주기에 훌륭한 기호음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란만장 막걸리, 세계화를 위한 노력
[출처: 전주시 문화관광]
막걸리의 누룩은 소화와 염증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고, 최근에는 심장질환, 다이어트, 피부 재생 효과 등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 결과들도 보고 되고 있다. 웰빙 트렌드로 막걸리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등산객들의 피로회복, 도시민들의 낭만, 젊은 여성의 다이어트 등으로 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농촌에서 주로 마시던 것으로 그치지 않고 막걸리의 개발과 더불어 한류의 열풍으로 한층 더 세계화가 되고 있다. 종류도 다양해 칵테일 막걸리, 에스프레소 막걸리, 망고 막걸리, 호프식 막걸리 등 여러 각도의 개발과 창업이 이루어지고 있어 무한한 가능성을 보인다.
그 예로, 전주의 막걸리타운을 들 수 있다. 한적한 골목길에 불가하던 거리가 입소문을 타고 막걸리집들이 하나 둘씩 성행하며,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와 상다리 부러질 정도의 푸짐한 안주의 경험에 다들 즐거워하며, 저렴한 가격에 또한 번 놀랜다. 전주를 방문한다면 꼭 가야 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한 막걸리타운 진정한 의미의 막걸리상품화에 일조한 것이라 여겨진다.
또한 세계화를 위하여 ‘Makgeolli’라는 표기로 수출이 되어 일본 및 중국과 인도까지 판매실적이 오르고 있으며, 그에 발 맞추어 술과 함께 곁들이는 안주도 다양하게 개발되어 외국인들의 취향까지 사로잡아가고 있어 그의 진화는 무궁무진하다. 이런 과정에 우리의 전통성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 또한 잊지 말아야 하며, 다른 술보다 많은 효능이 있어도 과음은 몸을 상하게 할 수 있으니 적당히 마시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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