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이 올까?
풍년을 준비하는 자세
집이나 회사가 거주지를 옮겨 이사를 갔을 때 혹은 자동차를 샀을 때 등 하나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것이다. 바로 돼지머리를 앞에 두고 무탈하게 아무 사고 없이 잘 지내게 해달라고 절을 올리는것이다. 농촌에서도 마찬가지 이다. 현재, 전 세계마다 기상 이변으로 인해 식량 농사에 늘 준비태세이다.
예로부터 천재지변 없이 풍요로운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으로 하늘이나 각자 믿음의 대상에게 기원하거나 풍년을 위한 관습이 매년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종에 관계없이 같은 조건이라면 사람은 하나같이 모두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올 한해도 흉년이 아닌 풍년을 위해 어떤 관습이 내려오고 있는지 궁금한 찰나이다.
풍년을 기리는 제사의례
우리나라의 한해 풍년을 기원하기 위한 관습은 동장군이 활개치는 한겨울에서부터 시작한다. 음력 정월 보름을 맞이하여 밤을 지새다 일찍 일어나면 부지런해진다고 하여 밤을 새거나 공동체 농경생활을 위한 강강수월래, 지신밟기, 줄다리기 등의 단합 놀이를 한다. 파종시기에는 적당한 비와 풍수재해를 막기 위한 기우제, 풍년 기원제등이 있으며, 각종 놀이와 함께 제를 지내는 풍습도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
히말라야의 고원지대에서 생활하는 티베트인들의 보리 농사의 풍년을 위한 기원제가 바로 옹꼬르 축제이다. 보리가 주식이다 보니 보리 수확에 염원을 다하기 위한 행사는 가을 수확시기가 오기 전 7월에 열린다는 것이 우리나라 기우제, 풍년기원제와는 다르다. 옹꼬르의 ‘옹=농토’, ‘꼬르= 돈다, 돌리다’ 의 뜻으로 행운을 상징하는 깃발과 불교경전을 등에 지고 마을 농토 주변을 노래와 춤을 추며 지친 심신을 달래며 간절한 마음으로 도는 의식이다. 주변을 도는 동안 잘 익은 곡식을 탐하는 각종 해충으로 인한 피해와 액운을 막을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풍작을 거두는 힘이 된다.
비나이다, 풍작의 조건
풍작의 조건에는 적당한 강우량이 있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대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인도는 흉년을 막고 비를 내리기 위한 개구리 결혼식의 풍습이 생기고 있다. 이는 주변 습도에 민감한 개구리가 비와 관련이 있다는 믿음으로 전통 예법에 따라 숫컷, 암컷 개구리 한쌍의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뤄 개구리의 번식을 기원하였다. 이는, 왕성한 개구리의 번식이 단순한 종족의 번식이 아니라 습한 환경 즉, 가뭄 없이 적절한 환경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간접적인 방법이며, 풍년을 예측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2~4월 사이 꽃을 피우는 풍년화는 그 해 봄에 일찍 꽃이 소담스럽게 피면 풍년이 든다고 예측하던 꽃나무의 유래가 있다. 이는 봄이 시작하면 나타나는 환경에 반응하여 농작물 수확시기인 초가을까지의 기후조건을 예측하여 이른 시기에 꽃을 피우는 민감성을 갖추었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꽃이 필 때 나무 전체가 흰 꽃으로 덮혀 풍성한 쌀밥을 연상하게 하여 풍년을 기원하는 이팝나무도 있다. 5~6월에 꽃이 만개하면 벌과 나비가 날아들지 않는 나무의 특성대로 해충의 피해가 없이 벼농사가 풍작이라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물이 많은 곳에서 잘 자라는 특징이 있어 비의 양이 적당해야 꽃이 활짝 피기 때문에 꽃의 개화 정도를 보고 풍년이 가늠지어지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풍년을 바라는 생각, 피그말리온 효과
쌀, 보리 등의 농작물을 주로 경작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혼자서 자급자족하기 보다는 서로간의 협력이 필요한 농경사회의 특징 때문인지, 협동·협업을 이루어 풍년을 기원하는 단합된 공통의 놀이 문화 줄다리기가 발달되어 있다.
동남아시아의 줄다리기는 각 나라마다 상징하는 바가 다르다. 우리나라의 줄다리기에서 서로를 끌어당기는 줄은 암줄과 수줄로 남녀를 상징한다. 이 두 줄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줄은 남녀의 화합뿐만 아니라 풍요로운 풍년을 상징하고 있다. 이 줄을 가지고 풍흉을 점치거나 풍년을 기원하였다. 베트남에서는 줄의 끝과 끝이 동쪽과 서쪽을 의미하여 해가 뜨고 지는 것을 상징하며, 줄다리기에서 동쪽이 이기면 길하다고 생각한다. 필리핀에서는 농작물을 거두는 추수시기에 행하는 추수의례로써 거행하고, 캄보디아에서는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남녀를 구분하여 줄다리기를 하는데 여자가 이기면 길하다고 본다.
간절히 바라고 긍정적으로 기대하면 그 만한 기대에 충족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되는 현상을 말하는 피그말리온 효과라 한다. 나라간, 지역간의 전해 내려오는 관습, 풍습 형태는 다양하지만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풍년을 바라는 사람들의 믿음은 매년 지속되고 있으며, 올해 또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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