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여~ 남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자
화(火)병
오래 전부터 우리네 여인들은 화가 나도 속으로 참아야 하며 남편의 그늘 아래서 큰 소리 한 번 못 내고 살아왔다.
최근 들어 직장 내에서, 입시지옥 속에서 알게 모르게 화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많아졌다. 지금 이순간에도 참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며 가슴을 두드리고 숨죽이는 이들이 있지는 않을까?
분노의 억제로 인해 생기는 병, 화(火)병
1995년 미국정신의학회는 우리나라 주부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화병이라는 병을 ‘한국문화 특유의 분노증후군’으로 인정하고 자신의 우울과 분노를 억누르고, 그 억압된 분노가 신체 증상으로 발생하는 병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전부터 화를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남편, 시집살이 등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살아온 우리나라 여성들이 유달리 많았는데, 아마도 유교사회에서의 과도한 제약과 언제나 남편의 그늘에 묻힐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회적 지위 때문이 아니었을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인 신체형 장애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전체 환자의 3분의 2는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상 진료인원 중 모든 연령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고, 집안 일을 챙겨야 하는 며느리 세대에 들어서면 여성 환자 수와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다. 특히 병원을 찾는 환자가 1년 중 3월에 급증하는데 이는 설 명절의 명절증후군과 자녀들의 졸업, 입학 시기 등이 겹쳐 집중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가정 대소사가 2월에 몰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 어느 순간 폭발할까
‘화’라는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억누르다 보면 우리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 라고 표현한다. 마치 불 위에 올려놓은 주전자가 시간이 지나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물이 넘쳐 흐르거나 뚜껑이 흔들리는 것처럼 화 역시 풀지 못하고 쌓이면 어느 순간 폭발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로 화가 생겼는지,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아온 경우, 화병은 보통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동일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긴다.
화병의 증상은 다음과 같은 진행과정을 거쳐 나타난다.
■ 충격기: 화를 받은 상태를 말하며 화라기 보다는 격한 분노로 표현함이 옳다. 이 시기에는 상대에게 배신감, 증오심 등이 격하게 일어난다.
■ 갈등기: 급성기 후 어느 정도 진정된 후 이성을 찾으면서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 체념기: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차츰 자신의 불행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된다. 즉 우울증에 빠진 사람 같아 보인다.
■ 증상기: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시기는 더 심각한 우울증으로 빠지 않게 해주는 방어작용이다.
화병의 증상으로는 전신적으로 나타나는데 주로 신경 계통과 심혈관 계통, 소화기 계통 등의 순으로 나타난다. 그 예로 항상 피로하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머리가 아프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깜짝깜짝 잘 놀랜다. 만사가 다 귀찮다. 눈이 침침하다. 불안하다. 어지럽다. 속이 메스껍다 등이 있다.
부정적인 화를 긍정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노력
화는 억누르거나 폭발하기 보다는 조절함으로써 화병을 예방할 수 있는데 우선 자신의 화를 인정하고 이를 긍정적 에너지로 변환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는 우리에게 나쁜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화는 한자로 불 화(火)자를 쓰는데, 이것은 활활 타오르는 인간의 생명에너지라고 해석할 수 있다. 화는 자아존중감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돕고 상대와 경쟁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결국 화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화를 줄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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