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Life 헤아리다

Toggle

겉과 속이 다른
힙합과 우울증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디션의 음악 장르는 힙합(hip hop)이다. 힙합이라 하면 외국 빈민가 지역의 갱 음악, 마약에 손을 댈 것 같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이미지의 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약물이나 주행 중인 차량에 의한 총질 등 갱단의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어두운 사람들의 음악이 건강 효과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되려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에게는 플라시보와 같은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힙합(hip hop), 속마음이 숨겨져 있는 음악

 

 

 

힙합 하면 떠오르는 것은 랩? 자유? 헐렁한 옷에 야구 모자? 등 다양한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힙합은 어떤 사회에 속한 소수의 사람들이 자신들을 대다수와 다르게 표현하고 살아가는 문화와 방식을 뜻하는 sub-culture로 분류한 하나의 문화이다.

 

‘엉덩이를 흔들다’는 말에서 유래된 힙합이 약 1970년대 뉴욕 빈민가에 거주하는 흑인이나 스페인계 청소년들 사이에서 싹튼 후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서 지금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힙합이 처음 시작된 시기의 미국 뉴욕시의 브롱크스(Boonx)지역은 가난과 범죄와 마약에 시달려 고된 삶으로 가득했고, 당시의 힙합은 폭력을 미화하고 여성을 물건처럼 취급한다는 이미지로 인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힙합은 지구 곳곳으로 번졌다. 1980년대부터 역동적인 춤과 음악의 형태로 발전하면서 전 세계에 선풍을 불러일으킨 음악 장르의 하나이다.

 

힙합의 매력은 의외로 소심한 학생들이 자기 의견을 당당히 표현하고 주도적인 모습을 갖게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위험한 아이들’이라는 빈민가 속 청소년들의 교실을 그린 영화는 할렘 안에서 스스로 다른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내가 당할지도 모른다는 분위기로 저항정신을 자연스레 습득하고 자기 생각을 솔직히 표현하기도 한다. 욕설이나 노골적인 표현으로 포장 된 음악이라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도 하지만 그 안에 진정한 이야기들이 숨어져 있는 음악이 힙합이다.

 

 

힙합(hip hop), 우울증의 긍정적인 묘약

 

 

 

어린 시절 풍족하지 못하게 지낸 래퍼가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고 지금은 엄청난 액수의 돈 뭉치를 들고 공연을 펼친 뮤지션이 있다. 분명 곱지 않은 시선이 있지만 이 뮤지션에게는 오히려 자기 힘으로 어려운 시절을 극복한 자의 자부심이고 떳떳한 자기표현으로서 오히려 솔직한 가사와 음악이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이렇게 대다수와 다르게 살아가고 있음을 표현한 힙합 음악이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음악의 가사 내용이 가난하고 소외되고 범죄나 마약 등이 난무한 지역에서 자라난 사람들이 성장하고 생활하면서 겪은 일들을 반영했지만 조금은 어둑한 사회를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그 곳이 도피처가 되어주며 강한 감정적, 정신적으로 관련된 위험 요소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음악으로서 제시한 것이다.

 

같은 힙합이라 할지라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다. 그렇지만 힙합을 추구하는 아티스트에게서 만들어진 암울한 시각은 오히려 절망적 상황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게 되는 정적인 심상 요법과 비슷한 기법이다. 즉,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불투명한 미래에서 더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시킴으로써 치료 효과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으로 시사되는 점이다.

 

 

힙합(hip hop), 슬플 때 함께 울어주는 치료제

 

음악을 매개로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치료를 음악치료라 한다. 음악 장르인 힙합을 접목한 힙합 테라피는 2000년대 중반에 들어오면서 힙합 문화가 젊은 세대에 널리 퍼져나감에 따라 미국의 버클리 고교 등에서 처음 시작되어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지로 퍼져나간 치료 방법 중의 하나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 결과에 따르면, 음악의 한 장르인 힙합을 접목한 힙합 테라피가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증상을 호전시키는데 매우 긍정적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에서는 1982년에 발표된 그랜드마스터 플래시 앤 더 퓨리어스 파이브(Grandmaster Flash & The Furious Five)의 곡 ‘더 메시지’(The Message)’를 연구 주제의 곡으로 포함시켰다.

 

 

 

노래는 게토의 피폐한 실상을 조명했다. 길거리에서 취식하는 사람, 마리화나를 피우는 아이들,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 폭력의 유혹에 넘어가는 빈민들의 삶을 이야기했다. 노래가 품은 대기는 앞서 나온 상업적 랩 싱글들과는 순전히 다른 쪽에 위치해 있었다. 비로소 사람들은 힙합이 그저 즐거움만 탐닉하는 음악이 아님을 알게 됐다. 'The Message'가 힙합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고 중요한 싱글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가사에 녹여낸 숙려와 철학 덕분이다.

 

힙합이 다소 퇴폐적이고 지적인 것과는 조금은 거리가 멀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있지만 특정한 가사가 던지는 메시지가 단순한 감상적인 측면에서 벗어나 오히려 긍정적인 이미지를 줌으로써 정신질환 및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힙합음악이 심리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단지 1차적인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기도 하다.  

 

 

공감하기 하트

16

공감하기

겉과 속이 다른, 힙합과 우울증